한국 VS 중국, 반도체 전쟁 중간 결과
- 주식 종목 분석/반도체, 전자, 전기
- 2024. 12. 16.
중국의 최대 DRAM 생산 반도체 기업은 창신반도체입니다. 창신반도체는 2020년에 DDR4 DRAM 양산에 성공하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했고 2023년에는 DDR5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DDR4와 DDR5의 차이는 그냥 성능차이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 DDR5가 DDR4보다 속도와 용량,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더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저가 PC용으로는 보통 DDR4를 많이 사용하고 서버 등 고성능 PC에는 DDR5를 사용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극강의 하이스펙의 메모리가 필요한 딥러닝 AI용으로는 HBM을 사용하죠.
중국의 반도체 공습
창신반도체는 2022년만해도 캐파 월 7만장, 시장 점유율 2%로 품질과 생산능력 모두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비해 한참 부족한 기업이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DRAM 점유율 90% 시장에 아무런 위협이 될 수 없을것만 같았죠.
하지만 중국은 반도체 독립을 꿈꿨고 자국 수요부터 중국산으로 대체하기로 결심합니다. 자국 메모리를 사용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메모리 금액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창신메모리를 성장시켰고 그 결과 2024년 창신메모리의 캐파는 월 20만장, 시장 점유율 11%를 달성했습니다.(세계 3위 마이크론 생산능력 : 월 30만장)
중국이 DDR5까지 양산을 시작한 시점에서 사실상 범용 DRAM의 기술해자는 사라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레거시 반도체의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자국 기업을 우선시하는 보조금 정책을 유지한다면 글로벌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습니다.
ASP 훼손 시작
중국이 특정 산업을 잡아먹을때 하는 전략이 바로 ASP 훼손입니다. 중국의 단일기업으로 감당하긴 힘든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치킨 게임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상황이 다릅니다. 자유시장경쟁을 지향하는 국가에 속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국처럼 무제한에 가까운 비이성적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결국 적자를 못 버티고 하나 둘 나가 떨어지게 되면서 중국이 해당 산업을 잡아먹게 되는 겁니다.
지금 DDR4 8Gb 범용 메모리 기준 창신메모리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40~50% 수준이며, 심지어 중고 메모리보다 저렴한 상황이죠. 그럼에도 중국의 창신반도체는 시장에 물량을 쏟아내며 공급과잉을 유도하고 ASP를 더더욱 훼손시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Trendforce 자료를 통해 DDR4 DRAM의 가격 트렌드를 보면 24년초 메이커들의 감산과 수요회복으로 ASP 반등에 성공했던 DRAM 가격이 다시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가격하락의 원인은 하이엔드 메모리로 쏠린 시장의 수요도 있겠지만 중국 창신반도체에서 쏟아내고 있는 저가 메모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창신메모리 현황
현재 창신메모리의 주력 제품은 범용 PC, 모바일용의 DDR4 구세대 제품입니다. 하지만 DDR5 생산에 이어 HBM 2세대 양산에 성공했단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만큼 한국과의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혀오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범용 DRAM 부문에서는 한국 메모리 메이커들과 약 2~3년의 기술격차가 벌어져있는 상황이죠.
HBM 시장 리더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해봤을 때, SK하이닉스가 HBM2세대 개발에 성공한건 2016년이었으니,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와 창신 반도체의 기술격차는 약 8년 정도 벌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생산하고 있는 HBM3E와 비교하면 3세대나 뒤쳐져 있긴 하지만 기술 탈취와 베끼는 것에 특화된 나라인만큼 안심할 순 없겠죠.
최근에는 창신반도체가 중국내 수요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국에 반도체를 공급하며 파이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전망
빅테크를 포함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시장에 뛰어들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기에 하이엔드 메모리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용 레거시 반도체는 수요가 크게 증가할 모멘텀이 없으며 중국이 기술해자를 좁혀 개발에 성공해 반값으로 시장에 쏟아내고 있기에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중국이 아직 하이엔드 메모리 경쟁력은 갖추지 못한 상황이기에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 쫓아오는 것 이상의 속도로 기술격차를 벌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HBM과 파운드리 부문에서 성과를 내야 할 것이고,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리더로서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혁신과 개발을 이어나가야겠죠.
만약 도망가지 못하고 범용 반도체 분야에 남아 중국과 단가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롯데케미칼,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오랜기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자 달러 ATM기였던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2000년대 선진국들과의 메모리 반도체 전쟁에서 최종 승리하며 20년간 돈을 쓸어담았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리더의 자리를 지켜내고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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