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기? 환율 때문에 숨만 쉬어도 가난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0원에 머물러있습니다. 장기 구독자분들은 아시다시피 저는 비관론자가 아닙니다만 환율의 지속적 상승은 대한민국 대다수의 국민들이 숨만 쉬어도 가난해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환율에 대해서 조금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1. 기축통화

다들 아시다시피 기축통화는 미국의 화폐인 달러입니다. 전 세계 외환거래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는 달러는 미국 패권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죠. 그 다음이 제 2의 기축통화이자 무역통화라고 볼 수 있는 엔화와 유로화 등이 있죠. 대한민국의 원화는 국제 수요가 거의 없고 자국 내에서만 유통되는 통화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원화를 들고는 바나나 한 송이도 사지 못합니다. 반드시 달러로 환전해서 사야하죠. 그러다보니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달러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환율이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2. 달러인덱스

시장에서는 달러를 제외한 주요 화폐들과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낸 달러인덱스라는 지표를 활용하여 달러의 강세 및 약세를 직관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달러인덱스가 상승한다는건 보통 달러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달러인덱스가 하락한다는건 달러의 가치가 하락한다는걸 의미하죠. 최근 달러인덱스가 하락하고있기에 달러의 상대적 가치는 하락하고 있겠네요.

 

3. 원달러 환율

 

근데 최근 달러인덱스는 하락수렴하는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달러인덱스가 하락한다는건 달러가 약세라는걸 의미하기에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상승해야 함에도 원화가치가 더 빠르게 훼손되며 환율이 역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물론 달러인덱스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화폐들은 유로화, 엔화 등이기에 원화 비중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만 달러가 강세가 아님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는건 분명히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가의 성장동력 부재 : 레거시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 등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작용했던 산업들이 중국의 산업침탈과 ASP 훼손으로 경쟁력을 이미 상실했거나 앞으로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수출국가가 수출 전망이 좋지 않는다는건 경제 펀더멘털이 훼손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고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당연히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유동성 및 가계 부채 심각 : PF를 비롯한 부동산에 과도한 부채가 쌓여있습니다. 경제는 돈이 돌아야 선순환되면서 자본의 확장이 발생하는데 대한민국은 속된말로 부동산에 미친 나라입니다. 가계부채 2,000조 중 1,600조 이상이 부동산에 부채로 묶여 있는데 돈이 돌 수 있을까요? 재계 5위 롯데조차도 팔다리를 잘라내 유동성을 확보하고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채권단으로부터 부채 만기 상환연장을 받을 수 없는 지경인데 그 이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은 어떤 상황일까요?
  • 금리 인하 : 보통 환율관리가 되지 않으면 금리를 올려 외국자본 이탈을 막고 자국 통화가치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 정책입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2연속 금리인하를 시행했는데,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부동산에 깔려 있는 부채와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가 터지기 전에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입니다. 기준금리를 낮춰 이자 상환 부담을 줄여주고 만기 연장을 수월하게 해주면서 국민들의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오거나 기업들의 유동성이 막혀 부도가 나는 것을 일시적으로나마 예방하는 것이죠. 즉, 한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은행은 환율까지 신경써가면서 여유롭게 막을 수 있는 위기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정치 리스크 : 모두들 경험했다시피 최근 계엄사태로 한국의 정치리스크가 부각되며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4. 왜 가난해질까요?

어떤 분은 나는 어차피 해외여행도 자주 안가고 한국에서 평생살건데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게 무슨 의미냐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원화가치가 훼손되어 환율방어가 안되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숨만 쉬어도 가난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제품, 서비스, 식품 등 모든 분야에서 국내 자급자족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원료를 구매해서 제작하거나 완제품을 수입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한데, 원화로는 바나나 한 송이도 못사먹는다고 말씀드렸죠? 반드시 달러로 바꿔서 거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전에는 100달러 구매하는데 12만원만 쓰면 되었는데 이제는 14만원 이상을 써야하고 앞으로는 더 얼마를 지급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럼 대한민국엔 뭐가 올까요?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찾아 올겁니다. 석유, 전기, 식품, 수입품 등 모든 제품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는 가난으로 이어진다는거 모르시는 분들 없으실겁니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서 재정 긴축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대한민국은 부동산에 미친 나라라서 아스팔트에 뭉개고 있는 돈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올려서 재정 긴축 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을겁니다. 그렇게 외통수에 처한 대한민국은 인플레이션, 부채폭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 가능성도 있을겁니다.

 

5. 마무리

환율은 훨씬 더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경제에 영향을 끼치지만 필요한 부문만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설명드려봤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초강대국에 둘러쌓인 반 만년의 시간동안에도 우리 영토와 문화,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온 민족입니다.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봐도 이 정도 위기극복 DNA를 탑재한 민족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근현대사만 봐도 일제강점기, 6.25 전쟁, 군사독재, IMF 등 이 중 하나의 이벤트만 발생해도 수 십년은 회복못할 정도의 메가톤 급 위기가 여러번 찾아왔지만 대한민국은 전부 이겨내왔죠.

 

그래서 저는 위의 위기들을 언급하면서도 대한민국이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일어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공포에 너무 매몰되지 마시고 탐욕에도 눈 멀지 마시고, 시장에 꾸준히 참여하며 저와 함께 기회를 잡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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